나무엔's 작은숲 콘서트

‘작은 숲’은 산 정상에 올랐던 기억보다 산행의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어딘가에 있습니다.

밥 냄새 나는 시

밥을 지어 나눕니다.
뚝딱뚝딱 오늘도 저마다의 솜씨 있는 일상을 나눕니다.
밥 냄새 참기름 냄새 지지미 냄새..
시원한 김치까지
한 상 가득 펼쳐 냅니다.

이제 다 둘러 앉으니
누가 차린 사람이고 누가 손님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늘 그렇듯 백발 성성한 어르신 덕담을 마치고
다 같이 들자 하시니
일제히 젓가락 숟가락 조심조심 소리를 내며
저마다 첫 술을 뜹니다.

정적이 깨지니 다시 부산한 걸음 이어지고
그제야 바닥에 엉덩이 붙일새 없는
여전히 기름진 손끝을 하신 분께
‘맛있습니다’ 하고 건네니
주름진 얼굴이 수줍게 미소하며
늘 하던 일이라 답하십니다.

젓가락이 먼 찬을 들어
서로 옮겨주는 낯선 손을 만나면
그 넉넉함
해거름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에 온기로 남습니다.


시로 묻고
잠언으로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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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숲’은 산 정상에 올랐던 기억보다 산행의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어딘가에 있습니다. 밥을 지어 나누듯 삶의 한 부분을 떼어 함께하는 곳
매 순간 과거를 향해 도망치듯 지나는 당신의 찰나와 우리의 순간들을
향해 사랑과 평화의 닻을 달아 내립니다. 이번 “작은 숲 콘서트 시(詩)”는
시대의 잠언을 말하는 조정민 목사님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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