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을 나가기 전의 묵상

마포교회 | 김선태목사 <br>슈필라움을 구축하고 싶으나...그렇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오십대의 보편적 남자가 이를 실현한 한 사람을 ....

심방을 나가기 전의 묵상!!
부제: 슈필라움을 구축하고 싶으나...그렇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오십대의 보편적 남자가 이를 실현한 한 사람을 ....

김**이라는 분이 계시다. 대단한 화술과 함께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한 분이다. 그래서 한 동안 메스컴에서 즐겨찾는 분이었다. 이 분이 국내 최초로 '휴테크'란 개념을 제안, 잘 놀아야 성공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등 재미있는 책도 저술하셨다. 근래에는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는 책을 내셨다. 


그는 이 책에서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 ‘슈필라움’에 대해 말한다. 이 말은 독일어에만 있는 단어인 슈필라움(SPIELRAUM)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주체적 공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물리적 공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영역을 포함하는 것이다. 


대단한 것이 이 분이 슈필라움을 실현한 것이다. 자신이 교수직을 내려놓고 여수 바닷가에 가서, 그것도 여수에서 배 타고 또 한 시간 내려가야 하는 남쪽 바다 끝의 그 섬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가 가진 대단한 용기, 대단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오십대 남자의 초라함과 비루함을 나에게서 느끼며 쪼그라든다. 


그러나 그 부러움 뒤에 올라오는 야릇한 반감... 그것은 무엇인가? 과연 김교수의 슈필라움은 어디서 출발한 것인가? 물론 개인의 역량일 것이다. 그러나 원초적으로 보자면 그는 강남의 대형교회인 광*교회의 김선*목사의 차남이다. 이 정도를 얘기하면 이 사회에서의 대형교회가 가진 이미지가 있다. 그러니 현재의 슈필라움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2018년에 조선일보에 '저지른 일'은 쉽게 정당화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평생 남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다 반대를 하는데 그의 아버지만 '쿠바에 가면 헤밍웨이의 서재가 바닷가에 있다'고 그냥 헤밍웨이 이야기만 반복하셨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대해 '섬에 작업실만 마련하면 아들이 헤밍웨이급 작가가 될 거라고 믿으며 당신의 불안을 정당화하시는 듯했다'고 해석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 내 머릿 속에서는 그 아버지의 아들로서의 김**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 그의 슈필라움은그가 어릴 때부터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의 야릇한 반감은 바로 그렇게 할 수도 있는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일의 부산물로 찬사를 받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물론, 한 인간의 삶을 그렇게 재단하는 것은 내 마음 심뽀가 나쁜 것이다. 이 분의 삶이 간단한 것이 아닌 것이 대학시절 학생 운동을 하다 군대에 끌려갔다 와서 복학을 하였다는 것이나 또 정신적 방황에서 독일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사회주의가 붕괴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가치쳬계를 구축한 것은 강남대형교회의 자식에게서 느낄 수 없는 어떤 결이 느껴진다. 자신의 유학시절에 아내와 고단한 아르바이트를 하였다는 것이다 또 돌아와서는 교수 임용이 안되어 낚시로 시간을 보낸 것 등 참 인간적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내가 만나는 삶의 현실에 있는 남자들은 슈필라움을 꿈꾸고 있지만 탈출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을 더 많이 접하고 있다. 그들의 삶의 무게를 보면 짠하다. 그리고 나는 탈출을 꿈꿀 때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사람보다 탈출을 꿈꾸지만 도무지 그것을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왜냐하면 성경에서도 광야를 교회라고 했으니 그것이 믿음의 현실이기도 하며 삶의 실재이기 때문이다.

의견 1

온맘 큐레이터
온맘 큐레이터 5 years 전
좋은글 감사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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