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야기 : 삶을변화시키다.

내 삶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누군가에게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하게 될까?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던 마지막 날 밤, 고향집 마당에 불어온 차가운 바람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늦은 가을이자 초겨울이었던 11월 말의 차가운 바람이 제게 가르쳐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바람이 제게 불러 일으킨 작은 변화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물어왔던 질문입니다.

 “내 삶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누군가에게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하게 될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특별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시골 출신 아이의 삶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제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히 아주 작은 계기라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가 경험한 변화와 은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특별히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조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성품 윤리와 내러티브 접근법에서 도움을 얻었습니다. 하우어워스는 자신의 책, “교회됨(A Community of Character)”에서 한 공동체의 이야기는 그 공동체의 성품을 결정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특정한 습관을 지니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이야기가 우리를 다른 사람들, 우리의 사회, 그리고 우주와의 관계를 맺게 하는 방식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이러한 능력은 모험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모험을 피해 갈 수 있는 자아란 없다. 우리가 갈망하는 것은 본질적 목적으로서의 존엄성이 아니라 존엄을 위한 노력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야기는 인간의 자아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도 이야기와 성품의 형성에 대해서 중요한 지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확실히 인간의 삶은 어떤 종류의 이야기의 형태, 즉 결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삶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집단과 공동체의 이야기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집단이 제정한 이야기가 그 집단의 구성원들의 성품과 미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그는 용기를 미덕으로 이해하는 사회는 단지 그것이 어떻게 성격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제정된 어떤 종류의 이야기에서 그것이 어떤 위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영웅을 칭송하고 추구하는 사회에서 용기는 단지 특정한 해악과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능력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이 그들의 자리를 찾고, 그러한 삶이 모범으로 제시되는 사회 문화의 해악과 위험을 대면하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공동체에 있는 개인들의 성품 역시 그 공동체의 스토리에 의해서 영향을 받습니다. 이 관점을 넓게 적용한다면, 모든 개인의 삶의 이야기는 그들의 성품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는 그들의 성품과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하우어워스와 맥킨타이어의 관점에서, 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제 안에서 성품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것이 제게 준 유익이 무엇인지 살펴 보려고 합니다. 또한, 이야기가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서 몇 편의 영화들을 소개하고 그 이야기들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살펴 볼 것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성품윤리와 조화시켜 무엇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어떻게 지속적인 성품으로 형성되는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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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우어워스, 교회됨, 286.

[1] 맥킨타이어, 덕의 상실, 260.
[1] 맥킨타이어, 덕의 상실, 188

글 | 강성호(isaiah97@gmail.com)
캐나다 맥매스터 신학대학(Mcmaster Divinity College)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고려신학대학원과 미국 미시간주 칼빈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와 신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유학을 나오기 전 1년 동안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간사를 하였습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성품 윤리와 리차드 니버의 윤리적 방법론으로 한국 교회의 윤리적 문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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